오늘은 생물이 살지 못하여 '죽은 바라'라는 뜻의 이름을 가지 사해에 대해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사해의 개요
사해는 이스라엘과 요르단,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사이에 있는 소금물 호수로 요르단 강이 흘러들어 가는 곳입니다. 요르단 강은 바다로 흘러나가지 못하고 사해에서 끝나며 호수의 면적은 605평방 킬로메터입니다. 이름에 '해'가 붙었으나 실제로는 바다가 아닙니다. 해발고도가 -430.02 메터로 지구상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육지이기 때문에 주위의 물이 여기에 흘러들어 가면 증발 이외에는 나갈 길이 없습니다. 수분은 증발되어 빠져나가더라도 물속에 든 광물질은 증발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남은 광물질이 쌓이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엄청난 양의 염분을 포함하게 되었습니다. 사해의 물속에 든 염분 함량은 무려 31.5퍼센트로 일반적인 바다에서 쉽게 뜨지 못하는 사람이라도 부력으로 둥둥 떠다닐 정도여서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들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밀도를 계산해 보면 대략 1.25g/cm3으로 일반적인 바닷물(1.025g/cm3)보다 최소 20% 이상 무겁습니다. 몸에 상처나 염증이 있는 사람은 사해 입수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데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사해의 물이 눈에 튀기라도 하면 매우 쓰라리며 상처가 없어도 항문이나 요도에 사해의 물이 닿으면 꽤 아픕니다. 그래서 절대 빠져 죽을 일은 없을 것 같은 이 호수 변의 리조트에도 안전요원들이 상주하며, 이들은 튜브 대신 손에 생수 통을 하나씩 들고 있다가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달려가서 눈을 씻어줍니다. 부력이 센 만큼 여기서 몸 던지며 들어가는 것은 맨땅에 하는 것만큼 아픕니다. 높은 기온과 높은 염도가 갖춰질 때 최상의 소금 결정이 만들어지는데 사해가 바로 그러한 환경을 갖고 있기에 호숫가에서 완전한 정육면체 모양의 소금 결정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해 구석구석마다 돌덩이처럼 생긴 소금결정처럼 생긴 하얀 게 있는데 보통 가공소금을 생각하면 큰코다칠 정도로 순도가 높아 어마어마하게 짜며 큰 상처가 아니라 면도한 흔적 같은데라도 닿으면 지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일반 바다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염도가 굉장히 높기에 너무 오래 있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인해 쪼그라들게 됩니다. 사해의 엄청난 염도는 각종 광물질들이 녹아들면서 생긴 것이기에 사해에는 다른 미네랄도 풍부합니다. 특히 마그네슘이 풍부한데 이로 인해 사해 소금은 맛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사해의 생명체
아름다운 경치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바다'라는 이름이 붙은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여기서 몸 담그고 사는 수중생물은 없습니다. 요르단 강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가 흘러들어오지만 드높은 염도에서 비롯된 엄청난 삼투압 때문에 얼마 못 버팁니다. 요르단 강을 넘어오면 수중생물들은 곧 전신의 수분을 사해의 물에 바치고 산 채로 젓갈이 되어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생명은 방법을 찾는 법인지라 일부 끈질긴 미생물들은 이런 험악한 환경에서도 적응해서 살아가며 심지어 이 미생물을 먹고사는 특이한 파리도 존재합니다. 이 파리는 몸에 촘촘한 털이 있어 물속에 들어가도 몸 주변에 공기주머니가 생겨서 사해물이 몸에 직접 닿는 것을 막는 방법으로 잠수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런 고염도에 적응한 생물들과는 별도로 2011년에는 한 연구팀이 스쿠버 다이빙으로 호수 깊은 곳까지 조사한 결과 민물 지하수가 뿜어져 나오는 구멍을 발견했으며 그 주변의 지하수와 섞여서 염도가 낮아진 물에는 더욱 다양한 미생물 생태계가 만들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면적 축소 위기
사해는 20세기 후반 들어서부터 수위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결정적인 원인은 사해의 주 수원인 요르단강의 수량이 줄어든 것입니다. 요르단강은 시리아에서 발원하여 이스라엘과 요르단 두 나라 사이를 흘러 사해로 들어가는데 중간에서 농업용수나 생활용수, 산업용 수로 쓰이는 양이 많아지면서 사해로 들어가는 물의 양이 줄어든 것입니다. 이런 현상은 중앙아시아의 아랄 해에서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구글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원래는 하나의 큰 호수였지만 지금은 가는 육지가 중간에 생겨서 크게 북사해와 남사해로 나뉘어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홍해 아카바 만에서 사해로 내려가는 운하를 파서 수량을 보충하려는 계획이 나왔는데, 일명 사해 대수로 공사라고 일컫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염도가 낮아진다는 반발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2007년 세계은행에서 50억 달러 융자로 이 공사를 하려다가 세계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치면서 다시 보류 상태입니다. 사실 이 계획은 1960년대 제3차 중동전쟁 시절부터 유구하게 내려온 페이퍼 플랜입니다. 전 세계 대형 플랜트로 매번 계획이 수립되고 입찰공고가 나서 실제 삽 뜨기 직전에 중동 정세 때문에 매번 어그러진 것이 6, 7번으로 토목 회사들에서 경력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이 계획안을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단순 대수로(운하) 공사에서 시작한 초기 계획은 이제 계곡에 대규모 담수화 플랜트를 심고 담수는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에 공급하고 배출되는 염수는 사해로 흘려보낸다는 계획까지 업그레이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플랜대로라면 연간 2억 톤 가량의 담수를 요르단과 이스라엘 등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플랜트에서 배출되는 염수의 염도조차도 사해의 염도보다는 훨씬 낮기 때문에 사해의 염도가 묽어진다고 환경단체의 반발을 산 것입니다.
이상으로, 물이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가질 줄만 알고 베풀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비유적 표현으로도 쓰인다는 사해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